사랑스러운 사람의 연서
2019. 4. 24. 00:38
남준이 브이앱 보면서 한시간 동안 울고(.....) 웃었더니 맘이 또 충만해졌네. 오늘 유독 하이텐션이라 소녀처럼 꺄꺄 하는게 얼마나 귀엽던지. 잠 깨라고 박수칠 때 진짜 많이 웃었다, 아 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자야.
친구가 고객센터 비슷한 곳에서 일을 하는데 어제 50대 아저씨가 찾아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. 비티에스(어르신들은 꼭 비티에스라고 부르시더라 ㅋㅋ) 소우주라는 곡을 아냐고, 노래가 힘이 있고 삶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곡이라고 꼭 들어보라고. 아마 김광석의 노래처럼 시적이고 아름다운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듣던 세대셔서 더 그런게 아닐까 라고 대답해줬는데,
나 역시 남준이의 말처럼 언제부턴가 가사에 집중하기 보다는 멜로디를 들어보고 좋으면 노래를 듣는게 습관이 되었다. 사실을 말하자면 언젠가 기사에 난 것 처럼 '30대가 되면 새로운 곡 보다는 자신에게 익숙한 곡을 찾아 계속 반복해 듣게 된다' > 의 그 예가 바로 나다. 아마 2000년대 후반 시작된 후크송의 유행 때문에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곡들에 질려서 그런 것일지도. 물론 그 안에서도 보석 같은 곡들은 빛을 발했지만. 몇 년 째 그대여로 벚꽃 연금을 받아가는 벚꽃 엔딩을 사람들은 이제 지겹다고 하는데 나는 이 곡을 아직도 제법 좋아한다. 순전히 가사가 좋아서. 학창 시절엔 나보다 윗세대인 오빠의 영향으로 오태호의 가사와 이승환의 노래를 듣고 컸다. 오빠가 외출하면 그 방에 몰래 숨어 들어 가사집을 보며 LP를 듣던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들은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. 그 때 처음 생각했던 것 같다.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, 라고. 물론 글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라서 그저 꿈꾸는 문학소녀에 그쳤지만.
애들 앨범을 받던 날 아주 오랜만에 노래를 들으며 가사집을 펼쳤다. 그리고 한 줄 한 줄 가사를 읽으며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애들의 마음을 남준이의 언어들로 전해 들으며 가슴이 벅차올라 그 날은 좀 많이 울었던 것 같다.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 또한 소중하게 갈무리 되겠지. 지지직거리는 LP를 들으며 행복했던 그 때 처럼.
한강에서 들을만한 곡을 추천해달란 팬의 요청에 남준이가 낮엔 작은 시, 밤엔 소우주를 골랐는데 완전 백퍼센트 취향 일치다. 야너두? 야나두. 무엇보다 이 계절과 너무 잘 어울려.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지금 이 순간들과. 그건 아마도 너희가 오랜 고민의 밤을 보내며 써내려간 이 예쁜 戀書 덕분이겠지. 그래서 고마워 늘 모든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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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브이앱 내용 좋아서 정리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어떤 분이 필기로 정리. 아미 대단해! ㅋㅋ